
어둠의 잠식과 아칸의 출현으로 세상이 점점 황폐해져 가던 때, 마야가 세상에 나타나 어둠의 잔해인 아칸을 쓰러트리자 사람들은 신께서 선택한 영웅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기뻐했다. 마야는 각 국가에 피해를 주는 아칸들을 찾아 소탕하여 많은 사람을 구했다. 그들에게 마야의 탄생은 신의 구원과 다름없었으며, 날이 갈수록 마야를 칭송하는 이들이 늘었다. 시간이 흘러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세상이 안정을 되찾자, 그들은 모든 원흉인 검은 태양을 추락시키기 위하여 나스카 평원으로 향했다.
처음 아몬을 토벌하기 위해 찾아간 마야의 소식이 끊기자 다른 마야가 찾아가고, 또다시 소식이 끊기기를 얼마나 반복했을까. 더 이상의 소모전은 마야의 무의미한 희생만을 가져온다고 판단한 영웅들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대륙에 흩어져 있던 영웅들은 마침내 세계의 질서와 평화를 위협하는 아칸, ‘아몬’을 토벌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영웅들은 그들의 모든 힘을 모아 아몬에게 대항하였으나, 아몬의 힘은 그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강하여 그를 토벌할 수 없었고, 오히려 영웅들이 전멸하게 될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이에 영웅들은 마지막 힘을 쏟아 세계의 끝 ‘나스카 평원’에 아몬을 봉인하였다. 그러나 아몬을 봉인하기 위해서는 영웅들 또한 모든 힘을 사용해야 했기에, 그들 또한 돌아오지 못하고 결국 평원에서 최후를 맞았다.
영웅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던 것인지, 나스카 평원에서의 전투가 끝난 후 아칸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마야 또한 그들을 마지막으로 더는 탄생하지 않았으나, 어둠이 물러간 세계에는 잠시나마 평화가 찾아왔다.
그로부터 약 500여 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아몬의 봉인을 지탱하던 영웅들의 힘이 약해지자 아몬의 깨어나려는 듯 다시금 어둠이 세계를 잠식하고, 세계 곳곳에서 아칸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어둠을 막아낼 이가 없는 세상에서 검은 태양은 찬란히 빛났고 세상은 급속도로 황폐해져 갔으며, 국가를 수호하던 다섯 태양 또한 어둠에 잠식되고 말았다.
어둠에 닿게 되면 생명체는 급속도로 생기를 빼앗기고, 결국에는 잿더미가 되어 사라지게 된다. 사람들은 어둠을 피해 땅으로, 바위틈으로, 천장에 높은 돔을 세우는 방법으로 몸을 숨겼다. 태양의 축복을 내린 천이 어둠에 잠식되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아준다는 걸 알아낸 신전은 축복받은 천으로 로브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최초의 태양 테스카는 자신이 아끼던 세계가 멸망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안타까워 다시 한번 자신의 권능을 쪼개 인간들을 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권능을 사용한 테스카는 빛을 잃고 추락하고 말았다. 세상에 찬란한 빛은 사라지고 수천 년간 찾아오지 않았던 어둠의 시대가 비로소 찾아온 것이다.
여섯 태양을 잃은 사람들은 이제는 정말로 종말이 찾아오려 한다며 절망했다. 신전에서는 아칸이 모습을 드러냈으니 선택받은 영웅 또한 이 땅에 함께 존재하리라 여겨, 신탁을 받은 신녀 로렌시아를 중심으로 세상에 흩어져있는 영웅의 표식을 지닌 이들을 찾아 나섰다.
마침내 또다시 모이게 된 영웅들, 그들은 세계를 뒤덮은 어둠을 몰아내고 빛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